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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영화리뷰] 러브레터(Love Letter, 1995)(스포일러포함)

by 태우아빠 2022. 12. 26.

겨울이면 생각나는 영화 장면이 있다 있다.

 

드넓은 설원에 위태롭게 서 있는 여인.

듣는 사람 하나 없는 설산을 향해 소리친다.

잘 지내고 있나요?
저는 잘 지내요.

 

러브레터(Love Letter)

감독: 이와이 슌지
출연: 나카야마 미호, 토요카와 에츠시, 사카이 미키, 카시와바라 타카시
개요: 드라마, 멜로, 로맨스 / 일본 / 117분
원작: 이와이 슌지 < 러브레터 >

1. 출연진 및 등장인물

  • 나카야마 미호: 와타나베 히로코 / 후지이 이츠키(女) (현재)
  • 토요카와 에츠시: 아키바 시게루
  • 사카이 미키: 후지이 이츠키(女) (중학생 시절)
  • 카시와바라 타카시: 후지이 이츠키(男) (중학생 시절)

2. 줄거리

와타나베 히로코(나카야마 미호)는 죽은 남자친구 후지이 이츠키(카시와바라 타카시)의 2주년 추모식에 갔다가 그를 떠올리게 된다. 그리고 이츠키(男) 집에서 건네받은 그의 중학교 졸업앨범에 적힌 이제는 사라져 버렸을지 모르는 옛 주소로 안부 편지를 보낸다. 호기심에, 그리움에 말이다. 하늘에 보내는 편지로 여기고 답장이 안 올 줄 알았는데 뜻하지 않게 답장이 오게 된다. 편지를 주고받다 결국 죽은 남자친구 '후지이 이츠키'와 동일 이름을 가진, 이츠키(男)와 같은 중학교를 나온 여성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히로코는 사랑하는 연인과의 이별로 힘들어하는 히로코의 옆에서 묵묵히 지켜주던 아키바의 권유로 이츠키(女)가 살고 있는 오타루를 찾아가지만 결국 그녀를 만나지 못하고 돌아선다. 그러나 히로코는 오타루의 어느 길가에서 우연히 스쳐 지나간 여자의 얼굴이 자신과 닮았다는 것에 불현듯 그녀가 이츠키(女)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고, 돌아온 후 이츠키(男)의 졸업앨범에서 그 사실을 재확인하게 된다. 결국 내성적인 성격의 이츠키(男)가 의외로 자신을 보자마자 첫눈에 반했다며 사귀자고 한 것은 중학시절의 첫사랑 이츠키(女)와 자신(히로코)이 매우 닮았었기 때문이었다는 것도 같이 깨닫게 된다. 한편, 편지로 인해 이츠키(女)는 중학시절 자신과 동명이인이었던 또 한 명의 이츠키(男)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고, 이 사실을 히로코에 알려준다. 이에 히로코는 남자친구의 중학시절 추억을 듣고 싶다며 이츠키(女)에게 다시 편지를 보내고 이츠키(女)는 자신의 기억을 더듬어 히로코에게 서로 성별이 다른 동명이인에 대한 주변 친구들의 야유와 놀림으로 가득 찬 그때의 이야기와 낙서가 그려진 영어시험지를 보낸다. 히로코는 이츠키(女)의 편지를 읽으면서 이츠키(男)가 이츠키(女)를 좋아했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히로코를 오랫동안 좋아한 아키바는 그녀와 함께 후지이 이츠키가 죽었던 산으로 여행을 가게  된다. 여기서 히로코는 이츠키에 대한 그리움과 아쉬움을 모두 털어내고 과거에만 머물러 있는 자신을 바꾸려 한다. 그리고 히로코는 다음날 아침 산장 밖의 설원에서 마지막으로 이츠키(男)에게 "오겡끼데스까, 와타시와 겡키데스!"라는 마지막 인사를 남기고 돌아온다. 히로코는 이츠키(女)에게 이츠키(男)가 당신을 좋아한 것 같다는 편지를 보낸다. 이츠키(女)는 의아해 하지만 중학교 후배들이 찾아와 건넨 책으로 깨닫게 된다. 그녀는 그의 첫사랑이었음을.

3. 영화의 포인트

  • 영화 초반 설원의 롱테이크 장면
  • 극 중 서로 다른 인물을 한 배우가 연기해서 약간의 혼란이 올수 있다.
  • 오타루 새하얀 설원에서 안부를 묻는 히로코
  • 수년이 지나 도서카드를 확인하는 이츠키
  • 특유의 색감, 영상미, 사물과 인물의 구도와 배치, 이야기의 전개, 음악까지

4. 맺으며

이른 새벽 창문밖 새하얗게 쌓인 눈을 보면 생각나는 영화다. 어린 시절 풋풋하다는 말로도 이루다 표현할 수 없는 첫사랑의 추억을 이렇게도 아련하고 아름답게 표현할 수도 있다니. 또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 아픔도 말이다. 

 

첫사랑이 누구에게나 아련하다는 것은 익히 알지만 그 깊이나 저마다 다르다. 하지만 첫사랑의 경험을 통해 우리는 변하게 된다. 좋아하는 여자에게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던 내성적인 이츠키(男)가 첫사랑의 아픔을 겪은 후에는 히로코에게 첫 만남에 반했다고 말하게 된다. 또 한 번의 아픔을 겪지 않기 위해 나름의 성장을 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사랑의 아픔은 또 다른 사랑으로 그 아픔을 씻어낼 수 있다고 한다. 굳이 첫사랑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누군가와 사랑하게 되면 그 끝으로 이별의 아픔을 겪게 된다. 히로코처럼 아픔을 치료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영화는 히로코가 듣는 사람 하나 없는 설산을 향해 소리치며 마음을 정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또한 아픔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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